2018년 6월 24일 일요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다섯 가지 오해와 진실


번째 오해: 북미정상회담은 실패한 회담이다.

진실: 북미정상회담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의 출발점에 불과하다. 이제 시작인데 벌써부터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 그러나 굳이 따져 본다면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성공이라고 평가할 있다. 먼저 북한과 미국은 한국전쟁 거의 70 동안 적대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번도 양국정상회담이 이루어진 적이 없다. 이런 측면에서 , 만남 자체가 의미를 지니며, 공동선언문에 합의한 자체가 성공이라고 있다. 또한 이번 공동선언문에 북한의 CVID 약속이 빠져 있기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실패한 회담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CVID 대한 이해부족에서 오는 것이다. CVID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이 북한에 요구했던 것으로 북한은 이를 패전국에게나 요구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에게 CVID 계속 요구한다면 이는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북한이 약속한 완전한 비핵화 (complete denuclearization)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기 위한 더욱 현실적인 합의라고 있다.

번째 오해: 북한은 양보한 것이 없는데 미국은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

진실: 협상은 양보를 필요로 한다. 나는 양보하지 않고 상대방의 완전한 양보나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것은 바람직한 협상태도가 아니며 이런 태도로는 협상을 성공시킬 없다. 우리가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상대방이 원하는 또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번 협상을 통해 북한이 양보한 것은 거의 없는 반면에 미국은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주장은 완전한 오해다. 이번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한은 이미 많은 양보를 했다. 한국 정부를 통해 미국에 완전한 비핵화 약속했고, 풍계리 핵시험장도 폭파했으며,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고, 북한에 억류되어 있던 시민권자 명도 석방했으며 미군유해송환 절차도 시작됐다. 미국이 오랫 동안 북한에 요구해 왔던 남북관계 개선도 받아들여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해서 많은 회담이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북한의 찬성으로 한국이 국제철도협력기구에도 가입하게 되었으며 남북 이산가족상봉행사에도 합의했다. 미국이 양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등의 양보를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협상의 성공을 위해 서로 양보한 것으로 봐야지 미국이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번째 오해: 북한은 믿을 없는 협상상대다.

진실: 북한이 지금까지 있었던 차례의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1994 미국과 북한 사이의 제네바 합의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지키지 않아 폐기되었다.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동결하는 댓가로 기의 경수로를 지어주고 2003 경수로가 완공될 때까지 중유를 공급해 주기로 약속했으나 이러한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대표부 설치와 국교정상화 등의 약속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2005년의 9/19공동성명도 미국이 원래 합의문에 없었던 특별사찰과 검증 등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결국 폐기되었다. 북한이 합의사항을 100% 준수하고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합의 폐기에 어느 쪽이 책임이 있는지 굳이 따진다면 북한보다는 미국이라고 있다. 다만 이런 내용들이 미국에서는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지 않거나 왜곡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시민들은 북한이 합의사항을 일방적으로 위반하고 파기했다고 알고 있을 뿐이다. 또한 지금 북한이 보이는 정책변화는 전략적 변화다. 상황이 과거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 북한이 먼저 합의를 먼저 깨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번째 오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

진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 수립이다. 물론 인권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고 나중에 중요 의제로 삼을 수는 있지만 적어도 지금 북한의 인권문제를 중요 의제로 제기한다는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다. 번의 협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미국의 인권문제 제기는 이중잣대 (double standard)’ 기반해 왔다. 지금도 미국은 북한이나 중국의 인권 문제는 제기하면서도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감고 있다. 미국 인권문제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물론 자국의 인권문제가 있다고 해서 다른 나라의 인권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다른 국가에 대한 미국의 인권문제 제기는 정치적 판단에 의한 선택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북한의 인권에 대해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생각해 문제이다. 그들이 진짜 북한의 인권을 소중히 생각한다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이루기 위한 이와 같은 노력들을 결코 폄훼하지 않을 것이다.

다섯 번째 오해: 트럼프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일방적 중단선언은 동맹을 약화시킬 것이다.

진실: 그렇지 않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나눠서 생각해 보자. 일본의 아베 정부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을 반대할 있지만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주장을 환영할 것이다. 사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훈련이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관계 개선에 제약으로 작용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미국에게 키리졸브훈련을 올림픽 이후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고 미국도 이에 합의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중단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정부와 한국정부가 이러한 인식을 같이 한다면 이를 계기로 한미동맹은 오히려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P.S. 이 글은 LA 내일을 여는 사람들 뉴스레터를 위해 작성되었으며 LA 내일을 여는 사람들 좌담회에서 발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