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3일 토요일

한반도 자체핵무장과 전술핵재도입에 대해 반대한다

1 서론

북한의 핵개발과 ICBM개발이 최종완성단계에 거의 진입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한국도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하거나 아니면 미국으로부터 전술핵을 재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군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로 공포의 균형 (balance of terror)’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에 응답자의 68%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문은 한국의 자체핵무장과 전술핵재도입 노력이 전혀 바람직하지 않을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행불가능한 정책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2 한국의 자체핵무장과 전술핵재도입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Undesirable)

먼저, 정책옵션은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첫째, 한국의 자체핵무장이나 전술핵도입은 1991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후 지속되어 한반도비핵화 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주는 결과를 가져오고, 결국 한반도비핵화라는 목표달성을 포기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둘째, 한국의 자체핵무장이나 전술핵도입은 동북아에서 핵도미노현상이나 핵군비경쟁을 일으켜 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보유국을 가진 지역으로 만들 것이다. 셋째, 한국의 핵무장은 중국이나 러시아를 자극해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의 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사드 (THAAD)배치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의 핵무장을 절대로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보듯 뻔하다.

넷째, 한국의 핵보유는 북한을 불안하고 초조하게 만들어 오판으로 인한 북한의 선제타격 가능성을 높일 있다. 다섯째, 지리적으로 좁은 지역에 인구밀도는 매우 높은 한반도에서 2 타격능력 (the second strike capability) 갖춘 공포의 균형 기반한 핵전략은 우연한 사고, 오해나 오인 등으로 발생한 작은 군사적 충돌이 핵전쟁으로까지도 이어지고 결과 한국과 북한의 공멸을 가져올 있는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이는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상호확증파괴전략 (MAD; mutually assured destruction) 상황보다도 훨씬 위험한 상황이다.

3 한국의 자체핵무장과 전술핵재도입 시도는 실현가능하지 않다 (Infeasible)

또한, 정책은 현실적으로 실행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첫째, 무엇보다도 미국이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동북아에서 핵군비경쟁이 시작되면 현재 미국이 주도하는 핵세계질서, NPT 주축으로 하는 핵비확산노력이 무너진다. 전세계적 차원에서의 핵전략을 포함한 미국의 세계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 이러한 전략수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둘째, 한국 ( 일본) 핵보유국이 되면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기본축인 한미동맹이나 미일동맹 또한 새롭게 재편되어야 한다. 이는 미국의 대중국전략 기본축인 -- 삼각동맹의 완성이라는 기존의 전략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셋째, 미국정부와 한국정부 모두 공식적으로 정책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동안 남한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에 대해 핵우산 (nuclear umbrella)이나 확장억제 (extended deterrence) 약속해 왔기 때문에 미국이 남한의 핵무장을 인정한다면 기존의 북한 핵억제전략에 문제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결과가 된다.

넷째, 남한이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자 시도한다면 NPT 탈퇴해야만 하고 국제적 제재를 감수해야만 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끔찍한 경제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데, 한국의 대중국 무역의존도를 고려해 봤을 , 이는 한국경제에 엄청난 악재 (risk)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전술핵 재도입은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등의 절차적 문제 아니라 운용과 통제 측면에서 전시작전권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기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다. 다섯째, 이미 기술개발로 인해 전략핵무기의 대응속도와 정확도가 충분히 향상되었기 때문에 한국에 전술핵무기를 재도입하는 것은 상징적 혹은 심리적  효과만 가질 핵억제전략에 있어서 실질적인 전력증강을 의미하지 않는다.

한편, 한국의 독자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도입을 북한비핵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중국이나 러시아가 남한(이나 일본) 핵무기가 배치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면 결국 국가 (특히 중국)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압박과 제재만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이미 증명되었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압박하기보다 오히려 남한을 상대로 강경한 조치를 취하는 예기치 못한 결과 (unintended consequences)를 가져올 가능성이 더욱 높다.

4 결론

결론적으로 북한의 핵무장에 대한 대응으로 제기되는 남한의 독자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도입 등의 주장은 바람직하지도 않을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렵고, 만일 실행된다면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러므로 이는 정책으로 채택되어서는 되며, 북한의 핵보유에 대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루는 것이다.

P.S. 1 이 글은 제35회 LA 통일전략포럼 발표를 위해 준비한 글입니다.
P.S. 2 이 글은 The Yoojung Times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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