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6일 토요일

어처구니 없고 적반하장격 LA평통 결정사항

최근 LA평통 (회장 서영석)은 상벌위원회를 열어 ‘업무 태만과 품위 손상’의 이유로 최광철 총무간사에 대한 정직 6개월 처분을 내렸다. 제18기 평통임기가 올여름에 끝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실제로 제명처분이다. 업무 태만, 근무 평점 저조, 업적 미달 등은 부패 사립학교 등에서도 마음에 안 드는 교수나 교사를 자를 때 전가의 보도처럼 수시로 가져다 붙이는 이유이니 일단 논외로 치고, 품위 손상 부분에 대해서만 살펴보자.

이 사건은 최광철 총무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구시대적 자기검열, 이념/색깔론에 빠진 일부 해외평통협의회 -과연 민주정부 평통의 모습인가”가 표면적인 문제가 되었다. 이 글에서 최 총무는 “문재인 민주정부의 민주평통이 인공기를 들자는 것도 아닌, 단지 태극기와 성조기, 한반도기를 함께들고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자는 의견마저도 무시하고” 이로 인해“지역의 민주시민단체와의 관계도 소원해지고… 적지않은 진보 인사들로부터 평통해체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LA평통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엘에이 시민단체들과의 TV공동시청행사를 기획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에게 행사장에 한반도기를 걸지 말고, 배너에서 한반도기를 연상케 하는 지도를 삭제하라고 요구했고, 더 나아가 개인의 한반도기 소지와 반입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압권은 행사명을 ‘북미회담’으로 하지 말고 ‘미북회담’으로 하자고 요구한 것이다. 요구가 이 정도 되니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실소를 금할 수 없을 정도다. 결국 TV공동시청행사는 무산되었고 LA평통과 진보단체들은 결국 따로 행사를 진행했다.

한반도기는 남북 단일팀기로 쓰기 위해 1989년 보수정부였던 노태우 정부가 북한과 합의해 제정했고 1990년 아시안 게임부터 응원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작년에는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에도 걸린 적이 있다. 이렇듯 한반도기 자체가 남북화해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상징인 것이다. 심지어 LA평통 임원들도 작년에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등에 참석해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응원한 적도 있다.

이 사건을 접하게 된 한국의 평통사무처에서는 LA평통에 공문을 보내 정식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LA평통은 이 문제에 대한 사과나 반성, 시정노력은 커녕 적반하장 격으로 오히려 소위 "내부고발자"를 색출해서 실질적 제명조치를 취한 것이다. 어처구니가 없다.

한반도기의 소지와 사용을 막고 북미회담을 미북회담으로 명명하자는 LA평통은 도대체 어느 나라 평통이며 어느 시대 평통인가? 더 나아가 이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을 받아들이기는 커녕 내부고발자를 색출해서 ‘업무 태만과 품위 손상’으로 몰아 내쫒으려는 한심한 작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우리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전국민적, 전해외동포적 노력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이 때, 소위 ‘평화통일’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하면서 평화통일에 대한 노력을 지지하고 함께하기보다 방해하고 저지하는 평통의 적폐를 이번 기회에 반드시 청산해야만 한다. 한국의 평통 사무처도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기관인 LA평통의 이러한 반평화, 반통일적인 행위를 반드시 밝혀내고 조치해 줄 것을 바란다.

P.S. 1 이 글은 제 페이스북에 실린 글입니다.
P.S. 2 이 글은 유정신보에도 시론으로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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