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25일 금요일

트럼프의 북미회담 취소에 대한 단상

1 북한이 비핵화 전제조치 중 하나로 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함과 동시에 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사건은 현재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줌.

2 한미정상회담 이틀 후 전격단행된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는 북한에 대한 압박뿐 아니라 문재인대통령과 한국정부에 대한 무례와 무시를 동시에 보여줌.

3 트럼프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서 협상전략 (혹은 협상기술)인지 아니면 판을 깨려는 의도인지에 대한 논의가 분분한데 의도와 관계 없이 결과적으로는 판을 깰 가능성이 높음.

4 북한은 이미 어느 정도 양보 (완전한 비핵화 명시, 북한억류 미국시민 석방,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등)했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미국의 양보를 바라는 상황에서 오히려 트럼프의 요구사항이 더 많아졌으며 (리비아 모델 요구 등) 이런 상황에서 북한도 체면도 있고 또 내부 반발 등의 이유로 미국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는 입장임.

5 북한의 변화가 자신의 "최대압박" 정책으로 가능했으며 더 나아가 이번 기회에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딜을 하면서 북한을 완전히 굴복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생각은 북한에 대한 무지와 현 상황에 대한 오판에서 비롯된 것임.

6 결국 볼튼이 문제였음. 트럼프가 폼페오나 틸러슨보다 (이들도 엄격한 의미에서 대화파라고 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를 최대한 이용하고자 하는 세력) 미국일방주의와 힘에 의한 국제질서 유지를 기반으로 하는 네오콘과 군사적 긴장과 전쟁 등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미 군산복합체 등의 입장을 대변하는 볼튼과 펜스 등에 설득된 듯함.

7 미국과 한국에 대한 북한의 최근 반발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 타이밍이나 방식 등을 고려해 볼 때 아쉬운 점이 많음. 여전히 북한은 세련되지 못하고 국제정치가 작동하는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것 같음. (북한의 싱가폴 실무회담 불참은 트럼프의 협상의지를 과대평가했거나 관성적 태도였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혹 떼려다 혹 붙인 격이 되었음.)

8 미국 민주당이나 주류언론들도 책임이 있음.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목표달성을 위해 협력하기보다 진영논리에 빠져 혹시라도 트럼프가 큰 업적을 내고 성공할까봐 두려워했으며 이로 인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냉담, 무시, 흠집내기 등에 주력했음.

9 북미정상회담이나 협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려워졌음. 그리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더욱 많아졌음.

10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결코 쉽지 않지만 여기까지 오면서 이룬 성과도 많으므로 결코 좌절할 필요는 없음.


P.S. 이 글은 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