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한 지 하루만에 다시 북미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트럼프의 마음이 다시 바뀌게 된 계기는 북한 김계관 제1부상의 "warm and productive statement"인 듯하다. 북한은 예상외로 차분하고 정중하게 북미회담협상이 계속되기를 희망했다.
우리는 하루 사이에 절망과 희망의 롤러코스터를 탄 듯 하다. 현대 국제관계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이와 같은 일들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그 이유를 한 번 살펴보자.
첫째,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북한과 미국 사이의 불신이 큰 원인이 되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믿을 수 없는 대화파트너라는 인식을 여전히 가지고 있고 북한도 미국에 대해 기회만 되면 북한체제를 붕괴시키려한다는 의심을 지니고 있다. 미국과 북한은 앞으로 이러한 상호불신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제거해 나가야 한다.
둘째, 북한의 외교관행에 대한 미국의 무지와 오해다. 정상회담 취소 전 김계관이나 최선희의 발표나 싱카폴 실무회담 불참 등은 북한이 오랫 동안 국제관계에서의 불만을 표시해 오던 방식이었는데 트럼프는 이를 북한이 회담을 취소할 것이라는 제스처로 받아들이고 선제적으로 나갔다. 북한도 국제무대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외교적 프로토콜을 공부하고 따라야만 한다.
셋째, 트럼프의 독특한 정치스타일이다.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제의도 즉석에서 수용했듯이 또한 그 약속도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또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다시 수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미국의 위신이나 신뢰도 하락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국제관계에서 individual level보다 systemic level이 더욱 큰 역할을 해야한다고 믿지만 어쨌든 현재의 상황은 김정은이나 트럼프 (또는 문재인)의 개인적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어쨌든 다행히 북미간 협상은 계속 진행될 것 같고 이제 문제는 비핵화 방식에 대한 타협이 이루어질 것인지에 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트로피를 원하는 트럼프에게 자랑할 수 있는 선물을 안겨주고 북한은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댓가를 얻어내는 선에서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여전히 북미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P.S. 이 글은 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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