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북한 로켓발사의 의미와 파장
북한이 결국 로켓을 발사했다. 기술결함으로 인해 발사가 잠시 미뤄질 듯 했으나 12일 (한국시간) 전격적으로 발사를 강행했고 그 결과는 지난
4월 발사와 달리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로켓발사 직후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의 동기와 목적을 분석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왜 결국 로켓을 발사했을까? 이 글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분석과 논의를 중심으로 북한 로켓발사의 의미와 파장을 간단히 평가하고자 한다.
북한의 로켓발사 동기와 목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는 북한의 로켓발사가 주로 북한 내부적 이유로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즉, 북한은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공고화를 의도했다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인공위성’을 김정일의 최대업적 중 하나로 선언한 바 있는데,
지난 4월의 발사가 실패로 끝났기 때문에 올해가 가기 전에 반드시 성공시켜 이를 과학기술발전의 계기로 이용하고 대내외적으로 선전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북한의 로켓발사가 대외적 목적을 가지고 행해졋다는 주장이다. 즉, 북한은 로켓발사를 미국에 대한 메시지 전달방식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을 통해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는 ‘벼랑끝 전술’을 자주 사용해 왔는데, 이번 발사도 미국에서 오바마 2기 정부가 새롭게 시작되는 이즈음 북한이 미국의 주의를 끌고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보는 시각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선을 일 주일 정도 앞둔 시기를 택해 로켓을 발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이번 북한의 로켓발사가 북한의 군부강경파 작품으로, 이들이 남한의 보수정권과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번 북한의 로켓발사는 미국과의 협상재개를 위한 메시지 전달이나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북한의 내부적 이유로 실행되었다고 봐야 한다. 그 이유로는 첫째, 지난 4년 간 오바마 정권의 대북정책을 엄밀하게 평가해 보면, 오바마 1기 동안 북한에 의해 시도되었던 미사일 발사, 핵실험, 로켓 발사가 모두 북미관계에 부정적이고 파국적인 결과를 가져다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오바마 정부는 이와 같은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조금도 타협하지 않고 오히려 강경하게 대응해 나갔다.
북한이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둘째, 북한이 한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기 위해 대선을 일 주일 앞둔 시점을 택해 로켓을 발사했다고 보는 것도 설득력이 약하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경제성장과 주민의 경제생활 향상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남한에 보수정권이 재집권해 남북사이의 정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은 북한의 경제성장이나 경제생활 향상, 경제개혁에 모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남북경제협력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야권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북한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더 나아가 북한은 남한의 정치일정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해 온 역사가 있다.
그러므로 이번 북한의 로켓발사는 북한의 대내적 동기가 가장 중요한 동기로 작용했을 것이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1주기에 맞춰 김정일의 최대업적 중 하나로 평가되는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함으로써 김정일의 유훈통치를 강조하고, 더 나아가 핵실험과 더불어 로켓발사까지 성공함으로써 내외적으로 북한의 과학기술을 선전의 도구로 활용하여 김정은 체제의 안정을 꾀하고자 했을 것이다. 여전히 북한군부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김정은에게 로켓발사는 군부에게 주는 하나의 선물로 작용하는 측면도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지난 12월 1일 북한의 로켓발사 계획발표 이후부터 로켓발사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위반이라며 발사를 중단하라고 북한에게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북한의 최대 우호국이자 동맹국인 중국도 이 요구에 동참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로켓 발사를 감행했으며 이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추가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북한은 추가 재제를 받게 되더라도 국내정치적 이유로 로켓을 발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러한 추가 제재는 감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유엔안보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부과된다면 이에 대한 반발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능력을 과시했고 추가 핵실험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추가 핵실험의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약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여전히 하나의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짧게는 지난
4년 간,
길게는 지난
20년 간의 미국의 대북핵정책을 냉정히 평가해 보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을 통해 미국과의 핵협상에서 진전을 가져왔다고 믿는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며,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이와 같은 과거의 패턴을 종식시켜야 할 것이다. <끝>
이 글은 미주인터넷매체 The Boice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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