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배치에 대한 작년 발표문
<2015년 4월 8일 제 27차 LA통일전략포럼 발표문>
사드 (THAAD) 한반도 배치에 대한 찬반론 평가
안태형 (국제관계학 박사, LA 통일전략연구협의회 수석연구위원)
I. 서론
지금 한국에서는 사드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를 찬성하는 입장과 반대하는 입장사이의 논의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지금까지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 왔지만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지 결론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표자는 사드배치에 대한 한국내의 찬반논리를 간단하게 평가해 보고자 한다.
II. 사드란 무엇인가?
사드는 미국이 개발한 탄도미사일 요격체계를 말한다.
사드는 힛투킬 방식(Hit-to-kill technology)을 이용해서 종말비행단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요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1개 포대는 X-Band 레이더인 AN/TPY-2와 6개 발사대, 발사대당 8개의 요격미사일로 구성된다. 비용은 1개 포대에 1조-2조 정도로 추정되며, 최대 사거리는
200km, 최대요격고도는 150km이다. 현재 괌과 텍사스 등에 3개 부대가 배치되어 있으며, 2019년까지 7개 포대가 실전배치될 계획이다.
III. 사드배치 찬성논리
한국이 사드를 배치하면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북한은 이미 핵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또 저각미사일뿐만 아니라 고각미사일도 개발중이다.
그리고 조만간 핵미사일의 실전배치를 강행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중첩방어’가 필요하다. 사드가 배치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고 우리의 국방력을 증가시킬 것이다.
또한 사드배치는 한미동맹을 강화시킬 것이다.
사드의 성능은 이미 여러 차례 시험
( 11-13 차례의 실험에서 모두 성공했다)을 거쳐 검증되었으며, 미군에 이미 실전배치된 것 자체가 그 성능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 모두를 막을수는 없지만, 적어도 북한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는 데에는 크게 기여할 것이다.
사드배치가 미국주도의
MD (Missile Defense) 체계 편입이라는 지적은 미국의 BMD (Ballistic Missile
Defense) 체계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과민반응이다. 한국군의 방위력 강화노력을
MD편입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이다.
지금미국이 한국에 배치하고자 하는 사드는 한국정부나 한국군이 직접 구입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비용으로 주한미군 기지 내에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문제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미군이 어떤 무기체계를 새로 배치한다고 해서 한국이 그 비용을 부담했던 적이 없으며 방위비 분담은 ‘총액제’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지금 한국군이 연구개발중인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만으로는 북한 미사일 공격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으므로 주한미군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이를 보완할 수 있다.
킬체인 (Kill-Chain)도 현실적으로 주한미군의 도움없이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드 배치 없이는 KAMD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는 데 대한 중국의 반발은 정당하지 않다.
왜냐하면 중국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실험하고 있으며, 사드는 중국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드는 중국의
ICBM (대륙간 탄도미사일)에는 효과가 없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ICBM은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도도 훨씬 높다. 그래서 미국은 이에 대해서 따로 SM-3라는 대응시스템을 개발중이다. 한국에 배치되는 X-Band 레이더도 600km짜리로 중국까지 커버하는 것이 아니다.
사드배치 반대자들은 중국의 반대입장을 과장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이유는 군사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이다. 중국은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줄이고 싶어한다.
일본의 경우,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의 MD체계에 참가했는데 한국은 중국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 이는 자주적이지 못한 시각이다. 우리가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중국은 계속해서 한반도 안보문제에 개입하려고 할 것이다. 사드는 중국에게 위협이 되지도 않지만, 위협이 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면 배치해야 한다.
IV. 사드배치 반대논리
사드는 KAMD 등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와 중첩되기 때문에 사드를 배치하게 되면 KAMD개발은 물거품이 되고 한국의 자주국방을 위한 노력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북한미사일 대응체계는 KAMD 위주로 진행이 되고 사드 등 다른 요소는 KAMD를 발전시키기 위한 보조적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한국은 이미 미국의 확장억제전략
(extended deterrence)으로 인해 실제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기 때문에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억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사드가 모의시험에서 80%-90%의 성공율을 보였다는 주장은 사드생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주장일 뿐이다.
그 시험도 굉장히 유리한 상황에서 실시된 것이다. 예를 들어, 지대지 미사일요격실험은 아직 해 본 적이 없고 실전사용에서의 사드의 효용성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또한 사드가 한반도와 같이 종심이 짧은 지형에 적합한 무기체계인지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사드찬성론자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수준도 과대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의 고각 미사일은 한국보다 괌이나 주일미군기지 등을 겨냥하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그리고 사드만능론도 문제다.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더라도 한 부대만으로는 방어범위가 제한되기때문에 여러 부대를 배치해야 한다. 또한 사드만 들여온다고 미사일방어가 완벽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드는 미국입장에서는 매우 효과적인 정책일 수 있지만,
한국입장에서는 아직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사드는 유사시 빠른 시간 (17시간) 안에 한국 배치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영토 내에 상시적 배치를 할 필요가 없다.
더 나아가 우리가 사드를 배치하면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치고 많은 국제정치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사드배치에 반대하고 있다.
사드배치가 중-러-북 대 미-일-한으로 이어지는 동북아시아 신냉전체제 부활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사드배치는 한국이 실질적으로 미국의 MD체계에 참여하는 것이며, 사드의 X-Band 레이더는 탐지 거리가
1,000km-2,000km로 중국을 폭넓게 커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만약 중국이 한국에 경제보복을 해오면 우리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 사이에 군사적 갈등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사드배치로 인해 더 큰 댓가를 치뤄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북한핵미사일 능력을 막기 위해서는 사드 배치보다 한반도평화체제 구축과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라는 상위 국가전략적 목표 달성이 더욱 중요하다.
사드배치에 대한 한국비용 부담도 아직 미지수이다.
이후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수익자부담원칙을 근거로 사드비용을 한국에 부담시키고, 결국 한국에 대한 구입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사드배치는 안보딜레마로 인해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강화와 남북한 군비경쟁,
더 나아가 중국의 군사능력 강화와 미중간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중국은 사드를 중국의 반접근 거부전략 (Anti Access/Area
Denial: A2/AD)에 대한 위협이자 대중국 봉쇄정책의 한 부분으로 간주한다. 중국은 사드를 국가전략급 의제로 다루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고위관료와 외교전문가들이 직간접적으로 한국에 여러 차례에 걸쳐서 경고한 바 있다.
사드를 배치하면 한중관계가 악화되고 북중관계가 새로운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MD참여결정은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사실상 일본의 국가전략은 미국의 대중국전략에 완전히 편입하는 것이다.
한편, 사드의 실효성,
북핵미사일 능력,
비용분담 문제 등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사드배치 찬반결정은 남남갈등과 정치적 불안정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책결정을 위한 확실한 정보가 제공될 때까지는 사드배치여부를 보류하자는 의견도 있다.
V. 결론
이 발표문이 사드배치에 관한 모든 논의를 완전히 포괄한 것도 아니고 개개인별로 조금씩 다른 의견이나 논리를 가질 수는 있지만 사드배치에 대한 주요 찬반논의를 아래의 표로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찬성논리
|
반대논리
|
|
기술적 효용성
|
입증됨
|
입증되지 않음
|
비용
|
한국비용부담 없음
|
비용부담할 것
|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
위협적
|
제한적
|
필요성
|
시급함
|
시급하지 않음
|
KAMD
|
유지될 것
|
폐지될 것
|
목표대상
|
북한
|
중국
|
중국과의 관계
|
고려할 필요 없음
|
심각하게 고려해야 함
|
사드배치는 이처럼 한반도의 안보환경과 동북아국제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기때문에 이상과 같은 찬반논의를 신중하고 차분하게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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